秋男 2014. 11. 21. 11:21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
가을 편지 / 이성선

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
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
비어 가고 있습니다.

그 빈 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
편지를 써서
당신에게 보냅니다.

사랑함으로 오히려
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
다시 이르려 해도
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
가슴에 고인 말을

이 깊은 시간
한 칸씩 비어 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
당신에게 전해 달라
나무에게 줍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