● · 좋은♡詩

커피 한 잔

秋男 2014. 8. 24. 12:19

커피 한 잔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- 이금자 -

하얗게 피어 오르는 향 내음에
가슴 흠뻑 적셔 놓은 그리움 하나

퍼내도 퍼내도
자꾸만 솟아나는 샘물
나이 들어 갈 수록 깊어 가는 골

골 깊은 곳으로
미운 정 고운 정 버무려 실은 종이 배 하나

고동색 강물에 수장하고 못된 짐승 처럼
버티고 선 이순의 언덕으로

반항 한 번 못하고
죄인 처럼 끌려가는
여인의 바짝 마른 입술

습관 처럼 훌짝이는 액체는
그저 한 모금에 불가한 갈증이다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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